황금김장배추, 황금킹 배추 3년 농사 후기
주말 농장을 처음 시작했던 3년 전, 농사카페에 황금김장배추와 황금배추라는 신상 배추 씨앗 공구가 열렸고 냉큼 참여해 씨앗을 샀다. 첫 주말 농장을 시작할 땐 김장 생각이 아예 없었다. 배추가 벌레 맛집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내 주말농장은 무농약 농사 지역에 있어 농약이 금지된 지역이다. 첫 해 온갖 유럽상추가 차지한 사대주의 텃밭으로 행복한 봄, 여름을 보낸 후 텃밭 농사의 종착역은 김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 김치를 잘 먹지도 않는 우리 집은 황금김장배추와 황금킹배추 각각 50알, 달단무 50알 내 기준 엄청난 수량의 씨앗을 준비했다.
지금은 황금 배추류의 모종을 파는 종묘사도 있지만 그땐 신상 배추라 유명하지 않을 때였고, 무엇보다 초보 농부는 파종해서 심는 '행위'가 즐거웠기 때문에 씨앗을 왕창 파종해서 모종을 만들었다. 모종을 탐내시던 엄마 친구분께 거의 나눠드리고 약 12 포기의 황금킹, 황금김장배추를 심었다. 이렇게 시작한 12 포기의 황금배추가 밑거름이 되어 지금은 어느덧 세 번의 배추농사와 김장을 마치고 네 번째 황금 배추 농사를 하고 있다. 가을 농사 시즌이 되면 황금배추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서 미천한 경험이지만 극히 주관적인 우리 집 위주의 글을 적어본다.
우선 우리 집은...
- 김장은 하지만 김치는 많이 먹지 않고 그래서 배추를 많이 심지 않는다. 주 배추는 황금 배추고 소소하게 몇 알의 타 배추를 키워봤다. 다양한 배추 농사에 대한 경험도 적다.
- 농약 경험이 없다. 따라서 한랭사가 필수다. 한랭사를 씌우면 햇볕을 한결 덜 받을 수 밖에 없다.
- 따뜻한 남부지역이다. 눈이 흩날릴 수 있지만 쌓이는건 굉장히 드문 지역이다. 조금 늦게 심고 서리 몇 번 맞고 12월 중순에 수확해 김장을 담는다. 젓갈은 많이 쓰지 않고 이상한 거 -흔히 남쪽지방 김치에 대한 편견- 넣지 않으며 김치는 김냉에 보관한다.

배추크기: 첫 해에 황금킹 배추와 황금김장배추를 심었는데 황금김장배추는 아주 큰 배추다. 겉잎 끝에서 끝이 거의 1미터만큼 자란다.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해 2년 차부터는 황금김장배추만 심었다. 황금김장배추는 일반적인 배추 크기다.
벌레: 항암배추와도 같이 심고, 보라색 배추와도 같이 심고 삼 년 동안 모종상이나 주위 농부 어르신께 얻은 모종과 배추 씨앗으로 두 세 종류의 배추와 함께 황금배추를 심었는데 모종정식 후 바로 한랭사를 씌운다. 한랭사 때문에 특별히 더 벌레를 많이 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랭사를 씌워도 벌레는 생긴다. 주의할 점은 결구가 시작될 때 부지런히 가서 벌레를 잡아야 한다. 결구가 된 배추 안으로 벌레가 생기면 속이 텅 빈 배추가 된다.

맛과 식감: 내가 심었던 배추들과 비교하면 시각적으로 더 노래서 그런지-색깔차이가 크다- 직접 키워서 그런지 확실히 더 달다. 잎이 큰 겉잎도 질기지 않다. 겉잎으로 샤부샤부를 먹거나 그냥 쌈 싸 먹도 될 정도로 달다. 엄마 말로는 배추를 절일 때, 황금배추는 더 빨리 절여진다고 하셨다. 다른 배추와 절여지는 시간 차이가 확실히 날 정도라고 한다.
외할머니 없이 진행된 엄마의 단독 김장 중 황금배추로 만든 김장이 역대급으로 계속 맛있다. 이상한 말이지만 동생이 '우리 집 김장 부심'이 있는데, 하여튼 김장 맛이 확실히 다르다. 이게 황금배추 덕분인지 아니면 농사지은 배추라 사 먹는 것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서인지(농약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제 등 다른 약품을 쓰지 않고 그냥 키운다는 말이다) 지구 화분의 힘인지 그것도 아니면 심리적인 효과인지 하여튼 맛있다. (시래기도 맛있음)
첫 해에는 김장을 가져간 이모가 맛보더니 혹시 농사지은 걸로 담았냐고 바로 물어볼 만큼 배추가 달다.
김장 3년 후 상태: 첫 해, 12포기의 김장은 여기저기 나눠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삼 년 차 김치가 되어 김냉에 남아있다. 사실 처음 황금 배추를 절이고 엄마가 이 배추 두고 먹을 수 있냐고 하셨다. 배추가 절이면서 엄마 감으론 이 약한 배추가 오래되면 물러지거나 녹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고 하셨다. 맛집 사장님인 엄마 친구분도 생 배추 두 포기 얻어가셔서 절여 보시더니 오래 두고 먹는 김치는 안될 수도 있겠다고 하셨다. 결론은 삼 년 차 김치 너무 멀쩡하고 맛있다. 다만 김냉의 공인지 배추 덕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 작년엔 배추가 뭔가 시들한 느낌이 들어서 12월 초에 밭에 물을 줬다. 한낮에 아주 조금 줬는데 그 이주 후에 뽑으러 갔더니 물 준 아랫부분이 얼어있는 배추가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사놓은 배추도 없고 해서 언 배추를 뽑아서 그냥 김치를 담갔다. 색깔이 투명(?)하달까 조금 다르긴 한데 엄마가 절임 등 약간 조절을 했더니 맛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황금 배추보다 더 맛있는 배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익숙하고 김장 결과가 좋아서 당분간은 황금배추를 계속 심을 예정이다. 결론은 황금배추 추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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